모여봐요 동물의 숲과 일본 불매운동 이야기.

    게임을 즐기지 않으시는 많은 분들도 한 번쯤 들어 보았을 '동물의 숲' 게임이 일본 불매운동이 체 가시지도 않은 3월 20일 발매가 되었다.

     

    일본에서는 코로나 따위는 상관 없다는 듯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구매하기 위해 긴 행렬로 장사진을 이루었고 국내 대표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에선 "역시 쪽국 미개하다", "저 나라는 코로나 따윈 상관없는 원숭이 국" 등의 댓글로 일본인을 비아냥 거렸지만 일본 못지않게 긴 줄을 서고 있는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리나라 역시 별반 다를 바가 없었다.

     

     

    클리앙 회원이 올린 동물의 숲을 구매하기 위해 줄선 행렬

     

     

    한 때는 'No Japan' 지금은 'Yes Japan'

     

    한창 코로나로 민감했던 시기에 '일본의 무역보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기였던터라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에선 '동물의 숲' 구매를 두고 아주 치열한 공방전이 오고 간 걸로 기억이 된다.

    특히 클리앙에선 회원의 정보를 메모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한 때 일본의 불매운동을 앞장의 선봉장이라 메모가 된 회원이 동물의 숲이 재밌으니 강추한다는 등 두가지 이면을 보여준 사람들도 많았다.

     

     

    사이트 클리앙에서 동물의 숲 구매 글은 불편하다.

     

     

    일본 불매운이 한창일때 노저팬 웹사이트 정보란에 '플스 4'에 대해서 '대체 불가'라고 표기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엑스박스도 있는데 왜 대체 불가냐며 반발을 하였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비디오 게임 역시 엑스박스, PC게임이 있으니 대체 불가능 한 수준은 아니나 장르는 대체 불가능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과연 동물의 숲 장르가 무엇이며 어떤 마력이 있길래 사람들이 이토록 열광하여 기이한 현상까지 벌어지는지 알아보자.

     

     

    동물의 숲은 가족을 위해 탄생한 게임

     

    패미콤, 슈퍼 패미콤으로 한창 잘 나가던 닌텐도가 3D의 주요무대인 32비트 게임으로 넘어오면서 패권을 소니와 세가에게 넘겨주게 된다. 당시 최초의 64비트 게임기인 닌텐도의 게임큐브를 소니와 세가에 맞서기 위해 발 빠르게 발매했지만 적은 서드파티로 다양한 타이틀을 내놓지 못하자 '닌텐도 게임만 재미있고 나머진 할것도 없다(여전히 그렇다)'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으면서 닌텐도의 회사 실적은 바닥에 바닥을 기고 있었다.

     

     

    출처: 네이버 샤인씨 마리오   닌텐도 64 최초의 동물의 숲

     

     

     

    게임내 미니 게임으로 패미콤을 누르면 닌텐도의 대표작 동키콩도 즐길 수 있었다.

     

     

    당시 30대던 에구치 카츠야와 프로듀서 담당이었던 노가미 히사시가 기획한 작품으로 새로운 RPG 장르를 기획하고 있었다.

    64DD의 폼펙트를 이용한 대용량 게임을 발매하려고 했지만 64DD의 출시일이 늦어져 새로운 RPG 장르는 취소해야만 했고 그 과정에서 에쿠치 카츠야가 가정이 생기면서 집에 돌아가 아이들과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을까? 정의하자면 내가 했던 게임을 내 아이들이 이어서 할 수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 접근하게 되어 만든 게임이 바로 '동물의 숲' 닌텐도 64 버전이다.

     

     

     

     

     

     

    가정용 게임의 성적은 초라하나 휴대용은 대박

     

    2001년 4월 14일 일본에서 닌텐도 64용을 출시하더라도 20여 만장이라는 닌텐도 타이틀 치고는 적은 판매량을 발매했다.

    하지만 여성 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결국 닌텐도의 다른 게임기인 닌텐도 큐브용을 8개월 후에 발매하게 이르렀고 해외 버전을 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315만 장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거뒀다. 

    그 후 여러 버전업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상당했던 닌텐도 DS의 흥행과 더불의 동물의 숲이 콘솔용과 비교가 안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판매량을 판매한다.

     

     

    이게 인기가 얼마냐 있었냐면 내가 우리 누나를 위해서 DS랑 동숲까지 사줬다.

     

     

    동물의 숲은 콘솔용 보다는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용 비디오 게임에 더 적합하기에 판매량의 차이는 꽤 크다.

    그래서 이번 닌텐도 스위치 버전도 역대급 판매량을 달성했는데 게임성도 게임성이지만 이러한 이유가 크다.

     

     

    대부분 여성 유저들과 아이들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이쁘자랑 배경 때문인지 닌텐도 조사에 따르면 유저들의 성별이 56%로 여자가 더 많았으며 연령대 대부분이 10대~20대가 주를 이룬다.

    남자들이 선호하는 게임이 스타일리시한 액션 게임이 주를 잇는다면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그림이 이뻐야 하고 과격하지 않은 걸 좋아하는 걸 보더라도 남자와 여자는 태생 자체가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작은 예시이기도 하다.

    동물의 숲에서도 가끔 과격한 일이 벌어지는데 최근에는 일본 유저들이 '올림픽 취소'와 '코로나 사태'로 국민을 조롱하는 자신들의 총리 '아베상 구타하기'라는 게 유행이라고 하는데 그것마저도 귀엽다.

     

     

    도트찍기를 이용해서

     

     

     

    아배때리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민속놀이

     

     

     

     

    게임 캐릭터들이 독특한 성격과 특징

     

    동물의 숲이 인기가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NPC 하나하나가 성깔이 있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게임에서 만난 NPC들은 우리에게 임무를 줄 때 말투로 짐작하여 대충 어떠한 캐릭터인지 판단이 서지만 동물의 숲 친구들에 나오는 NPC는 우리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그걸 거부했을 때 삐져 버리고 말도 안 하는 사태에 이르는가 하면 오래 접속을 하지 않으면 집을 오래 비운다고 간주하여 집안에 온통 바퀴나 똥들이 즐비해있다.

     

    이 뿐만 아니라 낚시도 해야 해 곤충채집은 물론이고 현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대부분 저기 안에서 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재미있던 요소가 모든 게임이 그렇지만 빠져들면 그게 다 일이고 귀찮게 느껴지는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무리 즐거운 게임이라도 깊게 들어가서 모든 재화가 산수화 되면 더 이상 게임이 아닌 일로 다가온다.

     

     

    스트레스 풀려고 했던 게임이 스트레스가 되어버렸어

     

    필자는 어릴 때부터 비디오 게임의 매력에 흠뻑 취해오며 살아하고 있는데 최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임, 더욱더 디테일해진 게임의 시대가 오면서 점점 흥미를 잃어가는 걸 느낀다. 

    아마도 내 기준에서 게임은 언제든지 가볍게 즐길 수 있어야 스트레스 없이 진정한 재미를 느낀다로 정의된 것 같다.

     

    동물의 숲도 점점 디테일하게 되면서 골칫덩어리가 된다는 느낌을 적잖게 받을 수 있는데 그 부분이 바로 '무'의 개념이다.

    이 게임에서 '무'는 정말 중요한 화폐단위이다.

     

    무 파는 '무파라 할머니'가 매주 일요일에 오시는데 무 가격은 매주 달라지게 되며 10개 단위로 구입이 가능하다.

    구매 한 무는 다음 주 일요일이 되기 전까지 팔지 않으면 썩어버리는데 이 눈치게임이 치열하다.

    그래서 생기게 된 게 바로 <무값 예측기 사이트>라는 것이다.

    웹 사이트뿐만 아니라 어플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아니게 된다.

     

    동물의 숲 무값 예측 사이트

     

    http://tobikabu.web.fc2.com/tobikabu.html

     

    tobikabu.web.fc2.com

     

     

    출처: 트위터 '맥주뻥'님   완전 무파라 할머니 날강도임

     

     

    요즘 코스피와 다우지수도 신경 쓰기도 바쁜데 이제 쓸데없는 무값까지 신경 써야 하다니 재미있으면서도 참으로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 한 편으로는 이런 유저들이 귀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과연 애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일까?

     

    에쿠치 카츠야가 동물의 숲을 내놓을 때 분명 모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말했는데 그게 사실일까?

    사실 게임과 세상 모든 일이 적당하면 해로울 게 없는 법이지만 주변에 이 게임을 하는 아이를 둔 아빠를 보니 그렇지 않다.

    중독성이 상당한 게임이라 퇴근하자마자 애 내팽겨 치고 게임을 즐기는 이 XX 씨 그런 아빠의 태도에 못마당하게 생각하는 그의 아들 이XX 와 SNS로 오래 알게 된 지인은 심지어 닌텐도를 3대나 구입해서 각자의 방에서 각자 즐기고 있단다.

     

    에쿠치 카츠야의 의도는 좋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차다리 GTA5나 다른 액션 게임이 오히려 더 가정적이지 않을까 한다. 동물의 숲 같은 경우는 현실처럼 하루 종일 이일 저일 하면서 시간을 흘러 보내는 개념이지만 GTA 같은 경우는 에피소드 하나를 끝내면 다른 사람에게 바통터치도 할 수 있으니 오히려 이게 낫다 생각한다.

     

     

    GTA를 하면서 범죄, 성의 위험, 교통안전, 우정을 배웠습니다.

     

     

    일본 불매운동 이야기를 시작으로 마지막에 엉뚱하게 전개된 감이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뭐든지 적당하지 않으면 해롭다는 것이다.

    난 여전히 불매운동을 적극 하고 있으며 국뽕에 휩싸인 평범한 대한민국인이지만 줄 서면서 까지 '동물의 숲'을 사는 그분들에게 "왜 불매운동 안 해?"라고 묻지는 않는다.

    누군가의 인생에는 줄을 서면서까지 사고 싶은 갖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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