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까스의 탄생과 역사 그리고 메이지 유신 이야기

    먹어도 먹어도 다음 날 되면 또 먹고 싶어 지는 몇 안 되는 인생 음식이 있다면 그중 하나는 돈까스라고 감히 말한다.

    (*돈가스가 표준어이나 돈까스로 부르겠습니다.)

    내가 돈까스를 처음 먹은 기억이 언제인지 알 수 없지만 처음으로 먹었던 그 바삭함 식감과 코를 즐겁게 해 준 풍미는 여전히 잊을 수가 없고 어쩌면 그때부터 서양 음식? 에 대한 동경과 갈망이 시작이 되었다.

     

    우리 이웃 블로그 맛집 소개란에도 하루에 몇 번이나 포스팅이 될 만큼 국민 먹거리의 대명사가 된 돈까스.

    언젠가 이 돈까스에 대해 이야기를 다루려고 맘먹었다가 특유의 귀차니즘으로 미루고 있었지만 오늘 기어코 돈까스의 탄생 이야기에 대하여 다루어 보도록 하겠다.

     

     

    서양의 치킨 커틀렛에서 일본으로

     

    우리나라에서 양식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반드시 서양의 대표음식 '치킨 커틀렛'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서양의 대표음식인 이 치킨 커틀렛은 우리나라의 다양한 음식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유례를 알 수 없듯 이 치킨 커틀렛도 특별한 유례를 찾을 수가 없다.

     

    우리가 즐겨 먹는 돈까스의 전신이기도 한 커틀릿은 뼈를 분리한 닭의 살과 껍데기를 잘 으깨어 빵가루 밀가루 계란과 함께 버물려 튀겨낸 여전히 서양인들이 즐겨 먹는 대표 음식이다.

     

     

    서양의 대표음식 커틀릿,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맥도널드에서도 판다.

     

     

     

    미국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힌 일본 메이지 유신

     

    1868년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가 되면서 급격한 서구화를 진행하였는데 기계, 문명 등을 서구화시키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서양인들에 비해 일본인의 체구가 터무니없이 왜소하여(그래서 왜구) 그것에서 파생되는 열등감이었다.

     

    이 열등감은 서구화를 빠르게 따라잡더라도 이것이 해결이 되지 않으면 영원히 서양인들의 속박과 인종차별에 시달린다고 믿었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서양의 모든 것을 본받자라는 문화현상이 여기저기에서 발생이 된다.

     

     

    서양인에 비해서 아주 왜소한 일본인들 그래서 '왜구'다

     

     

    문명개화의 시작

     

    메시지 시대 때 서양 문명을 받아들이는 일본인들은 "서양의 것이라면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무조건 좋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때 봉건사회에서 크게 바뀌는 시대를 '문명개화'라고 불린다.

    서양의 문화, 문명, 산업은 일본 전역을 빠르게 흡수해갔으며 전통적인 의복과 사상을 가진 사람들은 시대에 뒤쳐진 낙오자로 치부했다고 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만화 <바람의 검심>을 보면 사무라이를 구시대 유물로 탄압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만화의 시대적 배경이 메이지 11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이다.

     

     

    서양의 의복을 입고 구 시대 상징물 사무라이 칼을 쓴다 "아돌!"

     

     

     

    완전히 뒤바뀐 일본의 음식문화

     

    그 당시만 하더라도 일본은 대표음식으로 불리는 사시미(날생선, 회)가 주식이었지만 이 음식문화가 서양인에 비해 작은 체구를 만드는 결정적인 원인이라 생각하여 과거 7세기부터 이어진 육식 금지령을 해제하고 본격적으로 육식 보급화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수세기부터 이어온 식생활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걸 불가능하였다.

    육고기 보급화는 대다수의 일본인들은 강한 거부감을 일으켰으며 심지어 메이저 천황이 육고기를 먹는다는 대대적인 기사로 몇몇이 받아들이긴 했지만 보급화는 빠르게 진행이 되지 않았다.

     

     

    메이지 유신의 덴노가 고기를 먹었다!

     

     

    일본 소고기 전골의 탄생

     

    그래서 일본 정부가 생각해낸 방법이 맛있는 육고기 음식을 만들면 자연스레 서민들 사이에 보급이 될 것이라고 해서 만들어 낸 게 일본 여행 가서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일본 특유의 '소고기 전골'이다. 

    예상대로 서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빠르게 보급화가 되었다.

    당시 역사사료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입버릇처럼 "소고기 전골을 먹지 않으면 시대에 뒤쳐진 놈이다"라고 놀리고 다녔다고 한다.

     

     

    어쩌면 일본 최초의 육고기 음식인 '소고기 전골'

     

     

    일본 돈까스의 탄생

     

    육고기 보급 정책으로 인해 뒤늦게 고기 맛을 안 일본인들이 서양인의 대표 음식 격이라 할 수 있는 커틀릿, 일본에서는 '카츠 레츠(カツレツ, katsuretsu)'을을 흡수해 1929년 다이쇼 시대 때 닭고기가 아닌 돼지고기를 기본 재료로 하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우스타 소스를 곁들이고 양배추를 끼얹은 명작 중에 명작이라 불리는 '돈가츠'를 탄생하게 한다.

     

    일본인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와 입소문이 나면서 일본 거리에 수많은 돈까스 집이 우호죽순 생기게 되고 강제적으로 행했던 육고기 보급 정책의 종료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자 메이지 시대가 만들어 낸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로 대표된다.

     

    다이쇼 시대 3대 대표 서양 음식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로케(크로켓), 카레라이스, 돈까스로 꼽힌다.

     

     

    육식 보급의 상징물로 일컫는 일본의 '돈가츠'

     

     

     

    한국 돈까스의 탄생

     

    일제 시대를 겪은 조선시대 때 수많은 일본의 음식문화 유입은 당연한 결과였다.

    조선에 살고 있는 일본인을 상대로 차려진 돈까스 음식점이 종로를 중심으로 여러 곳이 생겨났으며 다이소 시대 때 서양인들의 어깨너머로 배워 돈까스를 만든 것처럼 조선인들도 일본의 음식을 받아들이고 우리 방식으로 만들어낸 한국 돈까스가 만들어졌다.

     

    일본은 한입을 먹어도 배가 부른 큼직한 두께의 돼지 살이 특징이라면 우리나라는 고기를 최대한 얇게 펴서 바삭하게 튀겨냈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릴 땐 일본 돈까스가 더 맛있다 생각했지만 한국식 돈까스를 먹고 자라와서인지 일본식은 금방 물려 많이 먹지를 못하겠다.

     

     

    우리나라 돈까스는 밥도 함께 준다.

     

     


    마무리

    오늘은 서민음식이자 저의 유년 시절 때 고급 요리사의 대표음식인 돈가스에 대하여 알아봤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던 음식이 이런 역사가 있다는걸 알고나니 돈까스 한 덩어리가 예사롭지 않게 보이네요.

    돈가스를 먹을 때 이런 역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어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그러면 모두들 돈가스 맛있게 드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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